전두환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를 상대로 그 계모인 박상아가 4.8억원 상당의 주식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한 것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전두환과 이순자에게는 3남 1녀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둘째인 전재용이 세 번째로 결혼한 상대가 과거 인기 탤런트이던 박상아이다. 일가의 비리를 폭로한 전우원씨는 전재용이 두 번째로 결혼했다가 이혼한 최정애씨와의 사이에 낳은 두 아들 중 둘째이다. 따라서, 전우원씨에게 있어서 박상아는 계모, 즉 새어머니가 된다. 이들의 상세한 관계는 아래 전두환 가계도를 보면 알기 쉽다.
이번에 분쟁의 대상이 된 주식은 전재용이 2001년 설립한 IT업체 「웨어벨리」의 주식 7% 지분이라고 한다. 웨어벨리는 사실상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통로로 이용된 업체로 알려져 있는데, 전재용이 이혼한 최정애씨와의 사이에서 난 전우성/전우원 두 형제도 각각 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9년 아버지 전재용이 생활고를 이유로 전우원에게 보유하고 있는 지분 7%를 박상아 측에 넘겨 달라고 요구했고, 전우원은 박상아로부터 빌린 학비를 상환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서 해당 지분을 넘겼다는 것이다.
신문기사에는 정확한 사실관계가 전부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대강의 내용으로 추측해 볼 때, 박상아 측은 (지분이 자신에게 이전되었으므로) 웨어벨리의 현금배당이 자신에게 지급되어야 하는데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우원에게 배당금을 자신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주식에 대한 가압류신청부터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우원 씨는 배당금을 자신이 받지 않았고, 아버지인 전재용이 가로채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전재용과 박상아가 현재까지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재용이 가져갔으면 결국 박상아에게 간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하고 언뜻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재용과 박상아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여 최근에는 서로 동거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으므로 "박상아는 전우원씨에게 배당금을 내 놓으라고 하고, 전우원은 그 배당금 아버지가 다 받아갔고 나는 받은 것이 없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2019년에 주식을 양도했다면 주식 명의인도 당연히 박상아로 바뀌었을 것인데 왜 이제 와서 배당금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는 것인가"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웨어벨리는 비상장 회사이고 전우원이 박상아에게 양도 서류를 건네 주었다 해도 회사의 주주명부까지는 바꾸어 놓지 않아 전우원이 형식상의 주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웨어벨리는 사실상 전재용의 것이기 때문에, 전우원이든 박상아든 가족이 받아야 할 배당금도 전재용 자기에게 주도록 요구하여 전부 받아갔을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법적 분쟁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외부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
우선 전우원씨 측에서 "거짓으로 내용을 꾸며 서류에 도장을 찍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보면 민법 제108조의 「통정한 허위 의사표시」임을 내세워 해당 주식 양도는 무효이고, 따라서 계속 본인이 해당 주식에 대한 소유권과 배당받을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박상아 쪽에서는 해당 주식을 양도받았기 때문에 주식 소유자는 자신이고, 양도일 이후의 현금배당금은 전부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가정해서 본다면, 전우원씨 측이 박상아와의 법적 분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2019년의 주식양도 계약이 "통정 허위의사표시이므로 무효"라고 인정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허위였는지의 여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박상아 측에서는 허위의사표시가 아니라 진정한 의사표시였다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에 법원이 박상아 측의 가압류 신청을 받아 주었다는 것은 박상아 측의 주장에 근거가 있다고 보았음을 의미한다.
전우원이 받아야 할 현금배당을 아버지 전재용이 가로채 갔다면 전우원의 '부당이득'은 없었고 따라서 박상아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금액도 없다는 결과가 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웨어벨리가 배당금을 전재용에게 직접 주었는지(그랬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전우원이 일단 받았다가 전재용에게 건네 주었는지, 전재용이 받아갔을 때 박상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몰랐는지 등등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다르고 복잡해질 것이다.
전우원 씨에 대해서는 "약물중독자에 불과하다", "아무리 독재자의 자손이지만 일가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등의 비난도 적지 않다. 그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스펙트럼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하는 형국이지만, 어찌 되었든 "태어나 보니 독재자의 자손이었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니며, 그가 어린 시절부터 짊어져야만 했던 너무나 커다란 짐이었다는 부분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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