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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미국경제-연착륙 낙관론과 경기침체 전망 교차

by 성공의 미학 2023. 1. 23.

지난 해 2022년 12월까지만 해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급속한 경기침체와 경제 경착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미국에서 경기의 완만하고 안정적인 조정을 예상하는 연착륙 내지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똑같은 경제지표를 보면서 한편에서는 상황이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비관론의 근거로 삼고 있으니 잘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경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에는 항상 다른 시각이 상존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과 IMF, 재무부 등을 방문해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인사들로부터 여러가지 설명도 듣고 토론도 하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 우리 대학원의 경제학 교수(*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저술했고 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분이다)는 부시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학생들이 그 교수의 논리와 근거를 갖고 재무부의 경제담당 관료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쏟아낸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예상과 달리 담당 관료는 전혀 다른 논리와 아주 설득력 있는 말로 행정부의 경제정책 내용 및 방향을 자신있게 설명했다. 내 기억에는 그 사람도 유명 대학의 경제학 교수를 하다가 행정부에 들어온 케이스였는데, 경제를 보는 눈과 추진하는 바는 아주 다르지만 각자가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와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도 하고 방어도 하는 점이 인상깊었다. 하기야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의 경제를 풀어 나가는데 정답이 정해져 있다면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틀린 방향으로 논쟁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낙관론과 비관론 어느 것이 맞을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 나오고 있는 낙관론은 주로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관계 인사들과 월가 쪽에서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경제정책을 제대로 펴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싶을 것이고, 월가는 주식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니 경제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갖는 것이 충분히 이해된다. 최근의 낙관론의 근거는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은 후 하향 안정화 되는 추세에 있고, 실업률도 54년만의 최저치인 3.5%를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2022년 12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6.5% 상승하여 전월보다 0.6%p나 하락하였고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는데, 아직 연준의 목표치인 2% 보다는 한참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도 금년도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인상의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연준 관계자나 경제학자들 중에서는 "경제지표에 일부 좋은 고무적인 신호가 나왔다 하더라도 경기침체의 위험이 매우 높고 고용 사정도 악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다만,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를 지금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고 1분기가 지나면 점차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더 좋으냐, 경착륙이 차라리 나으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미국 경제가 적정한 수준에서 안정화되면 당연히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 내지 악영향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고, "오히려 경착륙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굵고 짧게 겪고 조기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생각되지만, 양쪽을 모두 실험해 보고 "어느 것이 맞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가급적 조심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경제 상황에 맞추어 누구보다 빨리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연착륙 내지 낙관론에 의지하기 보다는 당분간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가정 하에서 충분히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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