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22년의 10.5%에서 2030년 20% 수준까지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50년까지는 국가의 에너지체계를 전면적으로 혁신해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비전도 수립하였다. 이를 위해 신규발전량의 95% 이상을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원자력 비중을 늘려 나가는 방향으로 일부 정책 전환이 있었지만, 원자력도 친환경 에너지로 볼 때,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다.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전력을 사용하면 탄소배출은 얼마나 절감될까?
1. 우리나라의 전기사용량 - 세계 8위
우리는 잘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전기사용량이 세계 8위에 달하는 대량 소비국이다. 2020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전기사용량은 프랑스나 독일보다도 많고, 영국의 2배 가까이(1.84배)에 달한다. 1990년~2020년의 추이를 보면, 전세계 전기소비량은 그 기간 중 2.3배 증가하였는데, 우리나라는 5.7배나 되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세계 10위(2021년)인 점과 비교해도 전기사용량은 급속히 증가해 온 것을 알 수 있는데, 반도체 및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급속히 성장해 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 재생에너지 사용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
전기소비량이 많으니 탄소배출도 당연히 많은 것이고,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의 중요성도 그만큼 절실하다고 하겠다.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때에는 생산단가가 낮은 원자력부터 사용하여 석탄 > LNG > 중유 등으로 나아가는데, 전력 소비가 낮은 시점이라도 원자력 발전만으로는 충당되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는 100% 탄소절감 효과가 있다고 보면 된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량은 활동자료와 배출계수, 지구온난화지수의 곱으로 산출되는데,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력-온실가스 배출계수는 0.4594tCO2eq/MWh(=0.4594kgCO2eq/kWh)이다. 재생에너지로 발전 및 소비된 전력에 이 배출계수를 적용하여 산출된 수치가 그대로 탄소절감량이 된다.
알기 쉽게, 보안등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보안등의 소비전력도 종류에 따라 30W~150W 정도로 다양하지만, 요즈음에는 대개 LED등을 사용하므로 LED 80W 보안등을 기준으로 한다(가로등은 기본적으로 한전의 계통전력을 쓰므로 보안등을 예로 들었는데, 점등시간은 가로등과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일몰시간은 11시간 49분인데, 가로등의 경우 대개 일몰 후 15분부터 일출 전 15분까지 점등하므로(서울시 같은 경우는 조도 기준으로 바뀌었음) 하루 평균 대략 11시간 30분 정도 점등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하루에 보안등이 소비하는 전력은 920W(=80W X 11.5시간), 1년 합계 335,800W(=335.8kW. 920W X 365일)이 된다. 여기에 위에서 설명한 전력-온실가스 배출계수를 적용하면, 80W LED 가로등 1대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154.3kg 정도가 되는 것이다(=335.8kW X 0.4594kgCO2eq/kWh). 따라서, 보안등의 소비전력을 전부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충당하는 '친환경 독립형 가로등'으로 설치할 경우에는 이만큼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것이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일까?
자동차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편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우리나라의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에 따르면 10인승 이하의 승용/승합차가 95g/km이다(환경부고시 제2021-37호 '자동차 평균에너지 소비효율기준.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 및 기준의 적용.관리 등에 관한 고시'. 2030년까지 매년 하향 조정되는데, 95g은 2023년에 적용되는 기준임). 이 기준을 충족하는 차량이 1년에 10,000km를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이 차량은 년간 950kg(=950,000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위에서 본 친환경 독립형 가로등 6대를 설치하면 차량 1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만 보면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서울시에 설치된 보안등(가로등 제외) 갯수만 해도 28만 4천개에 달하고, 전국적으로는 약 3백만개 정도로 추산되므로 보안등부터라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해 나간다면 그 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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